문화류씨의 수호 동물
문화류씨의 유래와 역사
문화류씨의 수호 동물
문화류씨 집안에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웅녀) 같은 동물과의 내력이 있다. 그건 호랑이이며, 류차달의 독자(獨子)인 효금(孝金)의 얘기에 등장한다. 1530년에 완성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실려 있다.
"효금이 구월산에서 재(齋: 불교의 의식) 올리러 절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는 큰 호랑이를 만났다. 그런데 그 호랑이는 입을 벌리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입속에 흰 물건이 가로로 걸려 있었다. 효금이 그 호랑이를 보고 "네가 나를 해치지 않는다면 네 목에 걸린 것을 뽑아주겠다."고 말하니 호랑이는 머리를 끄떡였다. 그는 옷소매를 걷고 주먹을 호랑이 입에 넣어 뽑아내고 보니 은비녀였다.
"그날 밤 효금의 꿈에 호랑이가 나타나 말했다. "나는 산신령이다. 어제 성당리(지명)에 가서 한 부인을 잡아먹었더니 목구멍에 물건이 걸려 심히 고통을 당하였는데 그대가 나를 구해주었다. 그 보답으로 그대의 자손이 대대로 높은 벼슬을 하리라."
"효금이 꿈에서 깨어나 이상하게 여겨 성당리로 가보니 마을 가운데 한 집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집으로 찾아가 그 사연을 물으니 그 집 주인이 말하기를 "며칠 전에 부인(역주: '女子'라고 나오는데 비녀를 꽂았던 것을 보면 부인일 듯)이 마루에서 자다가 호랑이에게 잡혀간 지 벌써 삼일이나 지났습니다." 하였다. 효금이 그 부인이 머리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물으니 머리에 은비녀를 꽂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효금은 자기가 겪은 일을 자세히 말해주고 돌아왔다."
한편 다른 전승에는 꿈 부분에서 조금 다르게 전개된다. 곧, 호랑이가 은혜를 갚으려고 꿈속에서 구월산 남쪽에 대대로 자손들이 높은 벼슬을 하는 명당을 점지해 주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족보인 영락보(1423년 간행)는 현재 서문만 전하는데, 그 시작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은 '문화류씨의 후손이 번창한 것은 좌윤공(효금을 말함)이 호랑이를 살려준 것에 대한 음덕(陰德: 남이 모르게 행한 덕)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 글 다음에는 효금 혼자 덕을 쌓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문화류씨 집안이 대대로 적선(積善: 착한 일을 많이 함)했기 때문에 번창하게 되었다는 말이 이어진다. 영락보는 "신증동국여지승람"보다 100여년 전의 글이다. 이것을 보면 이 얘기가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호랑이가 인간 이상의 신령함을 지녔다는 믿음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의 주안점은 효금이 목숨을 걸고 호랑이를 구해준 것이며, 또한 꿈속에서의 호랑이의 축복이 효력을 가졌다는 증거를 현실의 확인을 통해서 얻었다는 것이다.
문화류씨 가문을 상징하는 바람을 가득 품으며 하늘을 드리운 버드나무와 문화류씨를 수호하는 형안을 번쩍 빛내며 대지를 딛고선 산중호걸! 참으로 멋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