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연구

The Grand Assembly of the Moonhwa Ryu Clan
족보
작성자 : 류재균(夏谷)
작성일 : 2021.05.12 / 조회수 : 4,494

※ 이글은 전 대종회 홈페이지에서 옮긴 글입니다.

족보

목차

1. 족보란 무엇인가?

2. 족보의 기원

3. 족보의 종류

4. 족보의 간행과정

5. 족보를 보는 방법

6. 족보의 형태

7. 족보에 관한 상식

8. 족보의 현황


1. 족보란 무엇인가? 

族譜(족보=보첩)란 한 宗族(종족)의 계통을 父系(부계)중심으로 알기 쉽게 체계적으로 나타낸 책으로, 同一血族(동일혈족)의 원류를 밝히고 그 혈통을 존중하며 가통의 계승을 명예로 삼아 효의 근본을 이루기 위한 집안의 역사책이다.

2. 족보의 기원 

譜牒(보첩)은 원래 중국의 六朝時代(육조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는 帝王年表(제왕연표)를 기술한 것이었으며, 개인적으로 譜牒(보첩)을 갖게 된 것은 漢(한)나라 때 관직 등용을 위한 賢良科(현량과) 제도를 설치하여 응시생의 내력과 그 先代(선대)의 업적 등을 기록한 것이 시초가 된다. 특히 北宋(북송)의 대문장가인 三蘇(삼소=소순, 소식, 소철=蘇洵, 蘇軾, 蘇轍)에 의해서 편찬된 족보는 그 후 모든 족보편찬의 표본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왕실의 계통을 기록한 것으로 毅宗(의종) 때 金寬毅(김관의)가 지은 王代宗錄(왕대종록)이 그 효시라 할 수 있다. 또한 사대부의 집에서는 家乘(가승)이 전해 내려왔는데, 체계적으로 족보의 형태를 갖춘 것은 조선 성종 7년에 발간된 안동권씨 成化譜(성화보)이고, 지금과 같이 혈족 전부를 망라한 족보 시조는 조선 명종 때 편찬된 文化柳氏譜(문화류씨보)로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전해온다.

3. 족보의 종류 

大同譜(대동보) : 같은 始祖(시조) 밑의 中始祖(중시조)마다 각각 다른 본관을 가지고 있는 씨족간의 종합 편찬된 족보이다. 즉 본관은 각기 다르되, 시조가 같은 여러 종족이 함께 종합해서 만든 譜冊(보책)이다.

族譜(족보) : 貫鄕(관향)을 단위로 같은 씨족의 世系(세계)를 수록한 譜牒(보첩)으로, 한 가문의 역사를 표시하고 家系(가계)의 연속을 나타내는 보책이다.

世譜(세보)와 世誌(세지) : 한 宗派(종파) 이상의 同譜(동보), 合譜(합보)로 편찬되었거나 어느 한 派屬(파속)만이 수록되었을 경우이며, 이를 世誌(세지)라고도 한다.

派譜(파보) : 시조로부터 시작하여 어느 한 派屬(파속)만의 名·諱字(명·휘자)와 사적을 수록한 보책이다.

家乘譜(가승보) : 본인을 중심으로 편찬하되, 시조로부터 시작하여 자기의 직계존속에 이르기까지 이름자와 사적을 기록한 것으로 譜牒(보첩)편찬의 기본이 되는 문헌이다.

系譜(계보) : 한 가문의 혈통관계를 표시하기 위하여 이름자만을 계통적으로 나타내는 도표로서, 한 씨족 전체가 수록되었거나 어느 한 부분이 수록된 것이다.

家譜(가보)와 家牒(가첩) : 편찬된 형태나 내용의 표현이 아니라 집안에 소장되어 있는 모든 譜牒(보첩)을 말한다.

萬姓譜(만성보) : 만성대동보라고도 하며, 모든 성씨의 족보에서 큰 줄기를 추려 내어 집성한 책으로 족보의 辭典(사전) 구실을 하는 것이다.

4. 족보의 간행과정 

족보를 간행하고자 계획을 세우면 먼저 종친회를 조직하여 족보편찬위원회를 구성하여 종친들의 분포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널리 알려 一家(일가)의 호응을 받아야 한다. 편찬위원회의 구성이 끝나면 편집에 관한 모든 사항을 논의 결정하여 지방조직을 통해 收單(수단=명단을 받음)을 하고 원고를 정리하여 출판사에 의뢰하여 간행하게 된다.

5. 족보를 보는 방법 

족보를 보면 序文(서문=머리말)이 나오는데, 이는 자랑스러운 가문과 조상의 숭고한 정신을 고취시키고 족보 간행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글이며, 족보의 이름은 OO譜(예를들어 庚午譜=경오보)라하여 족보 간행년도의 간지를 따 족보의 명칭으로 삼는다.

본문에는 始祖(시조)와 鼻祖(비조)로부터 시작하여 가로 1칸을 같은 代(대)로 하여 보통 6칸으로 되어 있는데, 기록내용을 보면 처음에 이름자가 나오고 字(자)와 號(호)가 있으면 기록한다. 이어서 출생과 사망연도가 표시된다. 20세 이전에 사망하면 夭折(요절)이란 뜻의 早夭(조요)라 표시하고 70세가 되기전에 사망하면 享年(향년), 70세가 넘어 사망하면 壽(수)라 하고 旁書欄(방서란)에 기록한다.

諡號(시호=사후 나라에서 내린 이름)와 官職(관직)이 있으면 기록되고 妃匹(비필)이라하여 배우자를 표시하는데 보통 配(배)자 만을 기록하며 배우자의 본관성씨와 그 아버지의 이름자와 관직이 기록된다. 또한 묘소가 기록되는데 소재지와 方位(방위) 그리고 石物(석물) 등을 표시하며, 합장 여부 등도 기록하는 것이 보통이다.

더러 出后·出繼(출후·출계)라 하는 것은 다른 집으로 養子(양자)를 간 경우이고, 양자로 들어온 사람은 繼子(계자) 또는 系子(계자)라 기록되며, 서얼(庶蘖)로 入嫡(입적)되었을 경우에는 承嫡(승적)이라고 표시한다.

옛날에는 女息(여식,딸)의 이름은 족보에 기록하지 않고 대신 지아비의 성명을 원용하고 지아비의 본관성씨와 자식들의 이름만 족보에 올랐으나, 요즘들어 딸의 이름과 생년월일, 지아비, 자식들까지 올리는 족보가 많아졌다.

족보에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표시된다.

1. 이름

2. 어린이 때 이름(初名), 자(字, 장가간 다음 부르는 이름)나 호(號)

3. 태어난 해(간지로 표시되며 보통 生이란 글자가 뒤에 붙는다.)

4. 벼슬(없으면 생략)

5. 돌아가신 해(卒이란 글자가 뒤에 붙는다.)

6. 묘자리의 위치(墓~ 坐와 같이 표현한다. ~가 묘가 있는 산이나 지역이름이다.)

7. 부인의 성씨(配라는 글자가 앞에 붙는다. 여자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본관과 성씨만 표시한다)

8. 부인의 아버지(父)나 할아버지(祖) 이름

9. 부인의 태어난 해

10. 부인이 돌아간 해

11. 부인의 묘 위치

물론 부인이 많은 경우 옛날에는 2∼3명은 기본이고 7∼11번이 나오기도 한다.

족보에 종종 다음과 같은 용어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 무후(无后) : 자손이 없다는 뜻이다.

- 출후(出后), 출계(出繼) : 다른 집으로 양자를 갔다.

- 계자(繼子), 계자(系子) : 양자로 입적하였다.

- 승적(承嫡) : 본처가 아닌 첩에서 난 자식으로 입적하였다.

6. 족보의 형태

각 족보마다 그 형태를 달리하고 있어 定說(정설)로 내세우기는 어려우나, 대략 행용줄보라 일컫는 縱譜(종보)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橫間譜(횡간보)가 있다. 이 횡간보 방식은 5代를 1첩(疊)으로 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지면은 6칸으로 꾸미는 것이 보통이다. 요즘 들어 7-8칸 이상으로 꾸미거나 그 이상으로 하는 방법도 생겨났다.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족보가 보기에 불편하여, 현대감각에 맞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시 되고 있는데 인터넷 족보, 비디오 족보, CD롬 족보 등 새로운 형태의 족보가 나오고 있다.

7. 족보에 관한 상식 

1) 始祖·鼻祖·中始祖(시조·파조·중시조)

시조란 제일 처음의 先祖(선조)로서 첫 번째 조상이며, 鼻祖(비조)란 시조 이전의 先系祖上(선계조상) 중 가장 높은 사람을 일컫는다. 中始祖(중시조)란 시조 이하에 쇠퇴한 가문을 일으켜 세운 조상을, 모든 종중의 공론에 따라 정하여 追尊(추존)한 사람이다.

2) 先系(선계)와 世系(세계)

先系(선계)란 시조이전 또는 中始祖(중시조) 이전의 조상을 일컬는 말이며, 世系(세계)란 대대로 이어가는 系統(계통)의 차례를 말한다.

3) 世(세)와 代(대)

始祖(시조)를 1世(세)로 하여 아래로 내려 갈 경우에는 世(세)라 하고(내림차순), 자신을 빼고 아버지를 1代(대)로 하여 올라가며 계산하는 것을 代(대)라 한다(오름차순). 또한 자기의 조상을 몇代祖(대조) 할아버지라고 하고, 자신은 시조 또는 어느 조상으로부터 몇世孫(세손)이라고 한다.

4) 이름자

요사이는 이름을 하나로 부르지만 옛날에는 여러 가지로 불렀는데, 어렸을 때 부르는 이름은 兒名(아명)이고 우리가 익히 아는 字(자)는 20세가 되면 요즘의 성년식 기원이었던 冠禮(관례)를 행하는데, 식을 주례하는 주례자가 예식을 거행할 때 함께 지어준 이름을 말한다. 또한 가문의 항렬자에 따라 족보에 오르는 이름을 항명(行名), 특별히 학문 예능 등이 뛰어나 학문단체 등에서 지어주어 따로 부르는 이름을 別號(별호,또는 號)라 한다. 우리는 보통 웃어른들의 이름자를 말할 때 결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살아 계신 분의 이름은 銜字(함자)라 하고 돌아가신 분의 이름은 諱字(휘자)라고 하며, 여기에는 이름자 사이에 字(자)자를 넣어서 부르거나 글자 뜻을 풀어서 말하는 것이 예의이다.

5) 항렬과 항렬자

항렬(行列)이란 같은 혈족사이의 世系(세계)의 위치를 분명히 하기 위한 문중율법이며, 항렬자(行列字)란 이름자 중에 한 글자를 공통적으로 사용하여 같은 혈족, 같은 세대임을 나타내는 글자로써 돌림자라고도 한다. 선조들은 자손들의 항렬자를 만드는 배합법까지를 미리 정해놓아 후손들이 그것을 따르도록 해 놓았다. 항렬은 家門(가문)과 派(파)마다 각기 다르나 대략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항렬자를 정한다.

① 五行相生法(오행상생법)으로 쓰는 경우 : 오행의 기본인 金·水·木·火·土(금.수.목.화.토)가 포함된 글자를 변으로 하여 앞, 뒤 이름자에 번갈아 쓰는 경우인데 대개 이를 가장 많이 따른다.

② 十干(십간)순으로 쓰는 경우 : 甲,乙,丙,壬,癸(갑,을,병,임,계)를 순차적으로 쓴다.

③ 十二支(십이지)순으로 쓰는 경우 : 子,丑,寅,戌,亥(자,축,인,술,해)를 순차적으로 쓴다.

④ 숫자를 포함시키는 경우 : 일(一:丙·尤)·이(二:宗·重)·삼(三:泰)·사(四:寧)

등으로 쓰는 경우. 같은 시기의 항렬은 長孫(장손=종가의 후손)계통일수록 낮고 支孫(지손=지파의 후손)계통일수록 높아서, 자기보다 나이가 적어도 할아버지뻘이 되는 경우가 있어 존대어를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6) 嗣孫(사손)과 祀孫(사손)

嗣孫(사손)이란 한 집안의 宗嗣(종사=계대를 잇는 자손)를 말하며, 祀孫(사손)이란 奉祀孫(봉사손)의 준말로 조상의 제사를 받드는 자손을 말하는 것이다.

7) 後嗣(후사)와 養子(양자)

後嗣(후사)란 뒤를 잇는다는 뜻으로, 系代(계대)를 잇는 자손을 말한다. 만약 系代(계대)를 이을 後嗣(후사)가 없을 경우에는 "无后(무후)", 養子(양자)로 出系(계출)하였을 때에는 "出后(출후)", "庶(서=첩의 자손)"로서 入嫡(입적=적자로 들어 옴)되었을 경우에는 "承嫡(승적=서자가 적자로 됨)", 그리고 후사가 확실치 않아 확인할 수 없을 때에는 "後不傳(후부전)"등으로 그 사유를 譜牒(보첩)의 이름자 밑에 작은 글씨로 표시한다.

8. 족보의 현황 

1) 우리나라의 족보현황

우리나라의 족보는 세계에서 부러워 할 정도로 가장 발달된 족보로 정평이 나 있으며, 보학의 宗主國(종주국)으로 꼽힌다. 따라서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실정이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系譜學(계보학) 자료실에는 많은 종류의 족보가 소장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열람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대전에 족보 전문도서관이 생겨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그런데 한글세대가 자라면서 한문으로 된 족보가 읽혀지기 어렵게 되자, 각 가문에서는 족보의 한글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며, 아울러 간지를 서기로 환산하거나 사진의 컬러화와 체재의 단순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여러 뜻있는 학자들이 학회를 결성하여 외국과의 교류룰 통해 체계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한글세대들에게 적합한 현대적 감각으로 족보를 개편하여 모든 이들이 실용적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2) 외국의 족보현

족보는 한국이나 동양의 일부 국가에만 있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족보제도가 있다. 많은 나라에 族譜學會(족보학회)가 있으며, 족보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도서관이 있는 나라도 있다. 미국의 족보전문 도서관에는 족보자료가 마이크로필름화되어 있으며 族譜學會(족보학회)가 창립된 지도 80년이 넘어, 많은 학자들이 국제화를 통하여 족보에 대한 여러 가지 세미나를 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특히 하버드 대학에서는 한국의 족보제도를 연구하기 위하여 한국의 족보들을 모두 필름으로 촬영하여 보관하고 있다. 미국 유타주의 각 대학에서는 계보의 작성법을 학과에 편성해 놓고, 교과로 배우고 있으며 연구발표회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일본의 동경대학과 경도대학, 중국의 남경도서관과 중국과학원, 북경도서관, 프랑스의 극동학원, 베트남의 국립도서관 등에 동양의 족보가 보존되어 있다. 외국에서 쓰는 족보의 명칭을 살펴보면, 중국에서는 宗譜(종보)라 하며, 상류계층에만 족보가 보급되어 있는 일본에선 家譜(가보)라는 이름을 많이 쓰고, 서구에서는 Tree of Family(가족의 나무) 또는 Family Genealogy(가계)라는 말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족보가 없는 민족 가운데는 잃어버린 조상을 찾으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유럽의 민족주의 국가에서는 지난날의 雜婚(잡혼)에 의한 민족의 質(질)의 저하를 막기 위해 혈통을 존중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